사늘히 흑백으로 앉아계신 아버지 여덟 해의, 당신과의 기억으론 꿈을 꾸지 못하고 이제야, 봄 같이 터져 몽글몽글한 아지랑이 속에 마알간 얼굴 하나 아른거립니다 저 어린 것은 어느새 그때의 나를 닮아있고 그리움이 멀리 갔다 오는 날엔 오래 된 사진 속에 눈물로 머물러 햇살 가득한 날에도 비를 맞습니다 그럴 땐 웃음 뒤에서 얼만한 크기로 울었는지요 보고 또 보고 여덟 해의 기억보단 오래 남고 싶어서 새순으로 파아란 얼굴을 찬찬하게 보노라면 마디마디 스쳐가는 지난날의 내가 있고 당신의 흔적들이 가만가만 피어납니다 문을 열면 햇살은 마알간 얼굴처럼 빛나고 웃을 일만 가득-한 날에 당신을 닮아가는 얼굴 하나가 자꾸만 자꾸만 아른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