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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 / 나담] 엄마 걱정 .기형도

裸談 2019. 3. 18. 15:43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 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적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