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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 / 나담] 여승 .백석

裸談 2019. 3. 4. 17:28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

나는 불경(佛經)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平安道)의 어느 산(山) 깊은 금점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 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 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 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十年)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