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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낭송.나담]

裸談 2019. 5. 27. 16:09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떡없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보고 싶다고,

보고 싶다고,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만 알았던 나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론...

 

,

어머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