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쓴詩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중에서 윤용인作

裸談 2016. 3. 17. 17:27



아들아 잘 지내니

아들아 밥 먹자

아들아 뭐하니

답 하나 없는 문자를 보내며

대답 없는 아들이라도

죽은 아들보다 천 배 낫지

기다림을 주는 아들은

그래도 효자지


어느 날 주말

또 무심히

아들아 잘 지내니 보내놓고

다리미질을 하는데

딩동, 문자가 왔네

네. 그럭저럭 잘 지내요

순간 손이 떨리고 눈물이 났네


너를 사랑한다고

지난 시간 다 괜찮다고

많은 말을 하고 싶었지만

이 년 만에 온 답장에

행여 아들이 부담이라도 가질까 봐

그래, 잘 지내라 그 말 한마디 했지

아버지도 잘 지내세요

다시 온 아들의 문자를 받고


아버지 아버지

아빠도 아닌 아버지

많이 울었네

아버지란 단어에 눈물 한 바가지 들어 있는 걸

처음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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