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비 맞으며 용케도 우리
여기까지 왔구나
몸으로는 태고의 이끼를 둘렀으나
생각은 초록의 고향별을 그리면서
앗고 앗기는 흉몽 중에 늘 잠 못 들더니
밤 놓아 여기까지 왔는가
동에서
서에서
남에서
북에서
어둠을 물리고 반드시 오고야마는
저 꿈틀대는
새 희망의 불덩이
온 가슴에 품어
잔가지들 자꾸만
손 헛짚고 우렁우렁 흔들릴 때마다
데워지고 식기를 몇 번
빗금처럼 주름진 세월
때가 되면 더러는 사늘히 시들어도
거기어디 더듬더듬 헛발 짚은 삶을 다독여
동트면
또 한 세상 열리겠지
귀먹고 눈먼 상처마다 새 살 돋겠지
뜨거운 마음으로 달려왔구나
이제야
너와 나 한 자리에
불붙겠구나
'내가쓴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작시] 형벌 (0) | 2012.02.27 |
---|---|
[자작시] 미친 4월 (0) | 2012.01.28 |
[자작시] 눈 내린 밤 (0) | 2012.01.28 |
[자작시] 끝의 시작 (0) | 2012.01.28 |
[자작시] 나도 그처럼 (0) | 2012.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