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쓴詩

동틀 무렵의 사람들

裸談 2012. 1. 28. 13:30

 

 

눈비 맞으며 용케도 우리

여기까지 왔구나

 

몸으로는 태고의 이끼를 둘렀으나

생각은 초록의 고향별을 그리면서

앗고 앗기는 흉몽 중에 늘 잠 못 들더니

밤 놓아 여기까지 왔는가

 

동에서

서에서

남에서

북에서

 

어둠을 물리고 반드시 오고야마는

저 꿈틀대는

새 희망의 불덩이

온 가슴에 품어

 

잔가지들 자꾸만

손 헛짚고 우렁우렁 흔들릴 때마다

데워지고 식기를 몇 번

 

빗금처럼 주름진 세월

때가 되면 더러는 사늘히 시들어도

거기어디 더듬더듬 헛발 짚은 삶을 다독여

  

동트면

또 한 세상 열리겠지

귀먹고 눈먼 상처마다 새 살 돋겠지

뜨거운 마음으로 달려왔구나

 

이제야

너와 나 한 자리에

불붙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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