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메모

생각4 함께 책 읽기를 즐기다보니

裸談 2011. 11. 24. 12:20

아이가 세 살 정도가 되면 놀이방에 다니게 되기도 하고

여전히 엄마와 함께 집에서 지낼 수도 있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글공부가 시작된다.

다행이 아이도 책을 읽어달라고 책꽂이에서 불쑥 책을 빼오기도 하고

어디를 가든 좋아하는 동화 또는 동요 테잎을 갖고 다니게 되며

잠자리에서는 상황을 잘 살린 엄마 아빠의 음성으로 동화책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든다.

하도 많이 듣다보면 어떤 대목은 아예 외워져 있기도 하고.

이때 우리 부부가 선택한 방법은 읽고 있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짚어주며 읽기였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아는 글자가 생기게 되고 그 글자를 읽을 차례가 되면 큰 소리로 아이가 먼저 읽곤 했다.

차츰 아는 글자가 많아지면서 문장을 읽게 되고 그러면 엄마 아빠 아이가 돌아가며 한 문장씩 읽고.

상황에 맞는 의미 파악이 되고 있는지 문맥적인 의미도 슬쩍 한 번씩 물어봐주고 가벼운 상황 설명을 해주게 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한글도 어렵지 않게 터득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초등2 말쯤에는 영어책 읽기를 시도하게 되었다.

남들보다야 조금 아니 많이 느린 행보지만

(사실은 어디에 기준을 두느냐에 따라 다름. 우리의 생각보다는 주위의 걱정 어린 시선들이 많이 아주 많이 늦었다고 일러줌)

혹시 그렇게 하면 한글처럼 영어도 자연스럽게 터득하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주 가는 도서관에서 우리 동화를 영어로 쓴 책을 빌려오기 시작했다.

내용이야 이미 알고 있으므로 영어를 굳이 알지 못해도 그려진 삽화를 힌트삼아 대략 이해만 하면 되는 것이니까.

 

그러던 중 아이가 영어 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말을 해왔다.

그때가 초등학교 3학년이었는데 이미 주위 아이들은 학교를 마치기가 무섭게 여기저기 영어 학원은 물론 보습학원을 다니므로

어차피 놀 아이들도 없었다.

우리 아이는 밖에 나가 땀을 뻘뻘 흘리며 놀아야 직성이 풀리는데 그럴만한 아이가 없으니 그럴만도 했다.

그래서 여기 저기 알아본 결과 아이가 좋아할 만한 영어 학원을 찾아냈다.

난생 처음으로 학습에 관한 학원을 다니게 된 것이다.

지금은 2년이 지나가건만 한 번도 가기 싫다는 말은 아직 하지 않았다.

오히려 벌칙으로 영어 학원을 그만두게 한다고 하면 질색을 한다.

효과야 금세 나는 것이 아니니 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