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메모

생각5.. 아이를 너무 빨리 놓아버리다.

裸談 2012. 1. 13. 20:02

 

책임감보다 권리를 먼저 주는 것은 위험한 일일 것이다.

권리란 한 번 부여하고 나면 다시 거둬들이기는 매우 많은 부작용이 따른다.

아니, 다시 취소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권리의 달콤함 보다는 책임감을 먼저 알게 해야 한다.

권리를 누리는 것 보다 훨씬 힘든 책임감은 고통을 수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고통을 인내한 책임의식이 성숙 된 후에야 그에 맞는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


요즘 어린 학생들을 대하다보면 그 나이에 걸맞는 책임의식은 없고 그저 권리주장 뿐이다.

옳은 것을 말하는 데도 되지 않게 인권을 주장하거나 편리위주로 쉽게쉽게 갖다 붙인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은 수만이 그러한 것도 아닌 것 같다.

가장 기본적인 학생의 도리를 일러주는데도 진땀을 빼게 한다.


요즘 또 많이 느끼는 것은 부모가 자식을 너무 쉽게 놓아준다는 것이다.

아직은 판단의 미성숙인 단계인데도 이리저리 휘둘리는 부모들을 많이 본다.

물론 자식을 귀하게 생각해주는 것은 좋지만 궁극적으로는 그게 자식을 위하는 일인지는 분명 되짚어볼 일이다.

꼭, 어느 시점에 이 정도는 풀어주어도 된다라는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마다의 차이를 고려한다 해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정도의 나이 때만큼은 아직은 부모가 나서서 옳고 그름을 인지시키며

앞서서 리드를 해줘야 하지 않을까.

어차피 나중에는 자식이 부모를 리드해 나갈 것이다.

자식에게 시대의 흐름이나 문명의 발전을 의지해야하는 시기는 분명히 온다.

일정한 시기 이후에는 그렇게 해야만 모든 게 평온해 질 것이다.

하지만 너무 이른 시기에 놓아버리는 것은 아닌지, 그것은 결국 자식을 망치는 일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 학원에는 한 부류만 존재한다.

하지만 처음 만날 때는 참으로 다양한 형태의 부모들을 만나게 된다.

내 아이만 잘났다고 믿는 부모, 부모의 의중은 없이 아이가 학원을 옮겨 달라고 하면 그 말만 듣고 오는 부모,

학원측의 말은 전혀 들으려 하지 않으면서 본인의 뜻대로만 아이를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는 부모 등

이외에도 수도 없이 많다.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인성적인 측면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공부 즉 성적에만 초점을 맞춘 경우들이다.

상담 설문지에 열에 아홉은 '무엇보다 성적이 중요하다'를 선택한다.

물론 학원은 공부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고 공부 때문에 찾는 곳인 것은 맞지만

오랜 경험을 통해 나름대로 터득한 것은 마음가짐이 선행 되지 않은 공부는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이다.

그래서 우리 학원에 끝까지 남아서 공부하는 아이는 이 모든 학원의 컨셉을 이해하고 동조하는 한 부류만 남게 되는 것이다. 자식에 대한 쓴소리를 그대로 내뱉고 받아들일 수 있는 곳.

그런 부류만 남게 된다.

그럴 수밖에 없게 만드는 전체적인 시대의 흐름이 하나의 원인이 되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우리 부모들은 중심을 잘 잡아야만 한다.

내 아이에 관한 일이 아닌가.

내 아이를 잘 키우는 게 목적이 아닌가.


우리는 더 많은 고민을 하면서 살아야 할 것 같다.

어찌보면 시대의 흐름에 反하는 학원의 컨셉이 오늘은 나를 배고프게 한다 해도 오늘처럼,

자식을 너무 쉽게 놓으려는 부모님을 그냥 보아 넘길 수는 없다.


"선생님, 우리 애랑 얘기 해보셨어요?"

그 말씀 하실 때 우리 애 표정 보셨어요? 무슨 벽 같은 느낌.. 아무 표정변화도 없고.."

"진짜 그냥, 다 포기하고 싶어요. 네가 알아서 살아라.."


"나중에 얼마나 많이 가슴을 쓸어내리시려고 지금 아이를 내려놓습니까, 어머니?"


이래도

아무리 그래도 그 아이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부모요, 끝까지 포기 못하는 사람은 엄마라는 걸 나는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