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21세기.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컴퓨터게임에 저도 모르게 몰락당하고 있는지.
뿐이랴 이제는 닌텐도에 휴대폰까지...
7~80년대의 오락실문화가 컴퓨터게임으로 안방을 점령했다.
그야말로 집안이 하나의 오락실이 되었다.
그래도 예전에는 오락실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서야 했고 채비를 해야 했고 비용을 충당해야 했다.
비교적 자유롭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집을 나서야 하는 귀찮음도 없고 채비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비용충당에 대한 아무런 부담도 없게 되지 않았는가.
비용이야 얼마가 들든 부모님이 알아서 처리해주시고 월말에 잔소리 좀 들으면 또 한 달이 자유로우니 아이들로서는 그리 부담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거기에 휴대폰게임에 또 하나 말이 좋아 두뇌 발달이지 아이들의 창의적인 사고력을 말살시키는 닌텐도까지 한 몫하고 있으니 도대체 아이들이 생각하는 힘은 어디에서 기르랴.
한번은 학교 시험날짜가 가까워오는 어느 날,
초등 4학년 아이가 그러는데 이번 시험을 잘 보면 엄마가 닌텐도 사주신다고 하셨다고. 아뿔사...
나는 곧바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아이에게 동기부여를 시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컴퓨터게임도 금지시키려 하는 마당에
이제는 거리를 다니면서도 게임을 하게 만들 거냐고.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고 하더라도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변화된 문화를 접할 수밖에 없는 그런 시기가 온다면
그나마 늦게 접하게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그런 측면에서 고민을 해본다면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시키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는 고전적인 방법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이를테면 읽고 싶은 책을 사게 한다든지, 정서적으로 감동을 줄 수 있는 영화를 보여준다든지...
시험이 끝나고 그 아이는 엄마가 목표로 하는 점수는 아니었지만 그리 못 본 점수도 아니었기에 며칠 후 닌텐도를 들고 학원에 왔다.
아직은 내 아이도 어떻게 될는지 모른다.
불안하기까지 하다.
옛날에 내 부모님이 나를 키우실 때에도 그랬겠지만.
생각엔 왠지 지금이 아이들을 키우는 데는 훨씬 더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지금은 초등 4학년인 내 아이가 2학년 때에, 아이들이 닌텐도를 가지고 있다고 많이 부러워했었다.
하지만 닌텐도 대신에 전자사전을 선택하게 하는 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닌텐도의 해로운 점과 전자사전의 다양하고도 많은 잇점을 설명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별로 없었으므로.
어쩔 수 없이 조금씩 컴퓨터 게임에 노출되고는 있지만 그닥 컴퓨터 게임에 흥미가 많지는 않은 것 같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아이들이 무얼 알겠는가.
완전히 접하지 못하게 할 수는 없다해도 조금은 늦춰주는 센스.
그것은 부모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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