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메모

생각8. 아이의 인성, 감성 그보다 중요한 내 아이의 선생님의 인격

裸談 2012. 3. 13. 23:14

아동심리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내는 아내대로 학원에서 또는 개인교습으로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쳤고

나도 근 10년 넘게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왔다.

그러다가 학원을 인수해서 직접 운영까지 하게 되었다.

한 사람은 주로 감성적인 코드에 힘을 실어 교육을 했고

한 사람은 이성적인 논리에 힘을 실은 교육을 했다.

서로 교과목은 다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만 다루어지는 게 아니었다.

하루 중에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어딘지 모르게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고

서로가 공감하는 부분이 상당수 일치하는 것을 발견하곤 했으니까.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조금씩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보이기 시작했다.


공부를 시키다보면 학생들은 늘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물어온다.

말을 해줘도 다 이해는 못하지만 그만한 나이 때는 궁금한 것도 참 많다.

공부든 인간관계든 또래에 맞는 소양은 갖춰져야 하는데

공부를 떠나서 각자의 때에 맞는 몸가짐, 마음가짐 말이다.


아이들과의 간극의 차이를 좁히지 못해 많은 고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우리 자식은 아직 많이 어리지만 외부에서 만나는 학생들의 고민으로 우리 부부는

늘 고민하고 때론 상처도 받고 힘들기까지 했었으니까.

하지만 많은 시간이 흐르는 사이 점점 우리의 시야에 보이는 게 있었다.

중학생에게 보이는 문제점은 중학생이 되어서 생겨난 것이 아니고

초등학생에게 보이는 문제점은 초등학생 시절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중학생 정도만 되어도 이미 인성적으로 굳어진 부분이 많아

아무리 많은 면담을 하고 아무리 많은 타이름을 주어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바뀐 것 같아도 사실은 눈가림으로 판명이 된 경우도 많았으니까.

하기야 하루 스물 네 시간 중 학원에서 아이와 마주하는 시간이 많지 않으므로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그래서 집으로 전화를 해서 학원과의 공조체제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또 하고.

지금은 공부도 어느 정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인생 전체를 봐서

감성, 인성적인 부분이 먼저 제대로 형성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또 하고.

실제 현장에서 같은 아이를 몇 년씩 겪다보면 준전문가정도는 되는 것 같다.

학생이 학원에서는 생활을 약속한대로 잘 해주는 데 학원 외부의 생활 즉,

학교에서 거리에서 하물며 집에서의 생활을 관찰해보면 늘 원래대로 돌아가 있기가 다반사였다.

부모는 아이를 외부 위탁시설에 맡기면서 모든 걸 다 맡기는 것 같다.


아이들은 스펀지와 같아서 뭐든지 쏙쏙 빨아들여 텅 비어있는 자신의 공간에 채워 넣기 바쁘다.

그것이 옳든 그르든 무엇이든 간에.

그런데 아이가 위치한 공간에 따라서 또 아이를 대하는 상대방에 따라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면 아이들은 사뭇 헷갈리는 것이다.

그러니 부모들은 내 아이에게 온갖 정성으로 공을 들여야 함은 물론 내 아이를 맡아줄 교사 또한 그런 사람이길 원해야 한다.

그러려면 부모가 깐깐해져야 한다.

하지만 이때에도 주의 할 것은 부모는 그렇지 못하면서 타인에게만 요구하거나

부모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타인에게서 모든 걸 해결하려는 경우가 있는데

당연히 이런 경우라면 역시 효과는 없다.

아이의 생활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가장 밀접하고도 친밀감을 느끼는 순간은 아마도 집에서의 생활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집에서의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 볼 일이다.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려면 아이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내 경우에는

아이와의 심층 면담 서너 번 그리고 부모와의 상담 몇 번을 통하면

그 집안의 교육관은 어떻고 아이와 대화를 어떻게 하는지 대부분은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학원에 와서 아이들은 가감 없이 집안 이야기를 잘한다.

아이가 하는 말이니까 어느 정도는 걸러서 듣는다 해도 이렇게저렇게 가늠해보기에는 충분하다.

학원문을 열고 들어서는 아이의 표정으로도 그 아이의 현재를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이를 바로 세울 수 있을까.

아이의 생각을 먼저 바로 잡아 주는 것이다.

옳고 그름만 정확하게 분별할 수 있게 안목을 길러 준다면 되는 것이다.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게 사실은 쉽지는 않다.

단순히 틀린 것과 틀리지 않은 것을 구별하는 것쯤이야 어렵지 않겠으나

기계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으로, 따뜻한 마음으로 판단을 하고 판별을 해야만

진정한 사회화가 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은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므로.

그러려면 여러 방면으로 힘을 써줘야만 한다.

어렸을 적부터 도서관을 내 집처럼 드나들고

기회를 만들어 클래식 연주회, 미술 전시회, 박물관 견학 등

어느 정도는 부모의 시간이 오롯이 아이의 시간이 되어야만 가능하리라.

이것도 사실 너무 지나치면 아이의 머릿속에는 안정감보다는 뜬구름이 둥둥 떠다닐 수도 있으니

어느 정도의 기준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가족간의 속까지 꽉 찬 대화가 중요하다.

이렇게 해서 감성적, 인성적, 이성적으로 튼튼한 하나의 열매가 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인 것 같다.


한 사람의 삶은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배인 신념으로

그만큼 보고 그만큼 듣고 그만큼 판단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