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메모

생각15 <철수는 철수다-노경실作>을 읽었다.

裸談 2012. 7. 20. 21:04

 

중1 아들이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집사람이 읽고 나서 꼭 읽어보라고 권한 책.

 

주인공 철수는 엄마의 우상처럼 되어버린

동급생이자 탑1%인 준태를 지독히 미워한다.

 

엄마는 같은 아파트 같은 동의 옆라인에 사는

준태를 보며 마음만 바쁘고

그에 반해 철수는 비교당할 때마다

비교열위가 되게 하는 준태가 싫기만 하다.

 

주욱 이어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츄에이션들을

작가는 참 맛깔나게 써내려간다.

 

엄마에게는 한 없이 부족하고 못 미더운 아들 철수.

그러나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가진 평범한 보통아이 철수.

 

그래서 나는

대한민국 대표엄마 파이팅

대한민국 대표아들 철수도 파이팅을 외친다.

 

아마도 소설적 기질이 다분한 아들을 위해

아내가 내게 권한 듯싶다.

 

우리학원생 어머니 한 분은 늘 바쁘시다.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해주며 키우신 듯 아이들은 마냥 해맑고 풍족하다.

그러려니 돈 벌기에 바쁘다.

마음이 깊어지고 커져야만 공부는 따라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 깊은 대화를 많이 나눠주세요, 해도.

오늘도 본인의 이야기가 급하다.

집에서는 공부하는 꼴을 못 봐요.

저래서 똥통대학이라도 가려나, 속상해 죽겠어요.

아이가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재밌게 수업해주세요.

중딩, 고딩을 어떻게 재밌게 하지?

초딩이라면 억지로라도 이해는 해보겠는데..

공부가 재밌다.

공부가 제일 쉽다는 이런 말 어머니 믿지 마세요.

그런 건 산전수전 다 겪고 나서 하는 어른들의 말이잖아요.

지금 코앞에 닥친 수행과제로 12시를 넘기기 일쑤고

즐비하게 늘어선 시험홍수 속에 내몰린 아이들은

차마 입에도 담기 힘든 그 말.

공부가 재밌다는 말!

공부가 제일 쉽다는 말!

시원한 에어컨 앞에서 한 시간 공부 할래

아님 저 뙤약볕 아래서 두 시간 놀래 하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놀기를 택할 것이다.

이런 게 애들인데

공부를 놀이처럼? 어떻게...?

어머니, 애들은요.

정성과 시간을 들여야 할 시기와

돈을 들여야 할 시기가 따로 있는 것 같아요.

정성과 시간을 들여야 할 시기에 제대로만 한다면

이제 돈을 들여야 할 시기가 오면

적절한 말 한 마디로 소통은 매끄러울 수 있어요

어릴수록 많은 말이 필요하고 밀착관계가 필요하니

정성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커갈수록 사실 많은 말보다는 말은 간략하게

대신 눈빛은 한없는 믿음의 레이져쇼가 필요한 것 같아요.

지금부터라도 그동안 부족했던 많은 말을 나눠주세요.

공부는 그다음인 것 같아요.

 

하긴 이 모두가 남 얘기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교육환경에 처해있는 아이들 모두는

공부, 공부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우리 애 또한 마찬가지다.

 

초등학교를 비교적 우수하게 생활했다고 해서

중학교에서도 그러리라고 착각하지는 않는다.

이미 많은 아이들을 겪으면서 시행착오를 겪을 만큼은 겪었으니까.

 

하지만 부모마음은 또 다른 것이어서

충격이었고 실망이었다 아주 잠깐 동안은.

 

그래도 위안을 삼는 것은

평소와 시험 때를 구분할 줄 안다는 것.

그런 상황에 맞게 유혹으로부터 절제할 줄 안다는 것.

나름대로 계획적이게 최선을 다한다는 것.

편중 되지 않게 여러 방면에서 고르다는 것.

좋아하는 것이 있고 하고 싶은 것도 있다는 것.

그리고 스스로 한다는 것.

 

갓 14살 청춘이 이정도면 되지 않을까.

나름 최선을 다해 나온 성적이라면 인정을 해주어야 한다는 것쯤은

우리 부부가 진즉에 터득한 노하우이다.

 

분명한 것은

아빠의 그 시절보다는 백배 천배는 잘하고 있는 걸.

 

아자아자

철수 파이팅!

우리아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