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서 부딪치는 많은 일들 중에는
아이들에 관한 것이 제일 크다.
공부든 행동이든 말투든
여러 모양새로 문제를 가진 아이들.
강사들이 가르치며 지긋지긋해 하는 아이들.
다 미친 것 같다는 요즘 아이들.
워킹맘이든 전업 주부든 집에서부터의 문제가 발단이다.
거의 100퍼센트다.
워킹맘이어서 무조건 문제인 것도 아니고
전업 주부라고 또한 무조건 문제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나는 인성이 완성되는 시기를 초등 저학년으로 본다.
그 이후에 무엇을 바꾸려 하기에는 너무 늦다.
재택근무가 어렵다면
아이가 어렸을 때의 워킹맘은 접으라고 권하고 싶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제일 먼저 엄마가 따뜻하게 맞아주고 안아주시길.
이것이 안 된다면 전업 주부여도 워킹맘과 같다.
정성과 사랑으로 키워야 할 때와 돈을 투자해서 키워야 할 때를 구분하시길.
한 마디만 덧붙이자면.
전업 주부여도 역할을 다 못한다면 워킹맘과 같을 것이다.
'어디까지', '상황상황에 따라 어떻게' 에 대한 대처에 따라 유동적이긴 하겠지만
집에 있는 엄마(집에서 일을 한다 해도)의 가장 큰 장점은
자녀와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다는 것이겠다.
인성이 잘 갖추어지며 큰 아이는
성적이 완전한 바닥을 기지도 않으며,
요즘은 시도 때도 없는, 한 번으로 끝나지도 않는 사춘기가 와도
그 양상이 다르고 끝내는 말귀를 알아들으며 제자리를 찾아온다는 것.
공부 또한 아이에게 깃든 습관, 태도, 마인드에 무관하지 않다.
내 앞에는
공부가 바닥인 아이들이 서너 명이 있다.
참으로 아득한 느낌이지만 자의든 타의든 배우러 왔고
일단은 열심히 가르친다. 내 본연의 소임이므로.
몇 개월을 서로가 헤매며 고군분투.
그런 중에 몇 놈은 너무 힘들다고 학원을 바꾼다.
이게 다 너희들을 위해서..나는 시험을 안 봐도 되지만 느이들은 시험을 봐야 하니까..휴일에 나는 안 놀고 싶겠니?
**도 쉬고, **이도 집에 있는데, 너는 왜 학원에 나왔고 나는 왜 학원에 있을까? 나를 위하는 걸까 너를 위하는 걸까?
이렇게 주워섬긴 말들을
다는 아니어도
아직 학원에 남아 있는 이놈만은
휴일에 부르는데 하기는 싫어도 선생님이 부르니까
여기 이러고 있는 이놈만은
다는 아니라도 조금은 어렴풋하게 이해하며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그래도 끝까지 따라와 주는 아이가
더디지만 항상 우리를 기쁘게 한다.
학원 일을 하다보면
매우 자주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이다.
나는 늘 생각했다.
결국, 이 기쁨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라
아이가 만든 것이고
그렇게 되도록 오랜 옛날부터 부모가 만든 것이라고.
워킹맘이어도 아이를 잘 키울 수 있고
전업 주부여도 아이를 잘 못 키울 수도 있다.
다만, 워킹맘보다는 전업 주부가 더 많은 기회가 있다는 것 때문에
난 지금도 워킹맘들을 염려한다.
중요한 것은 모든 아이들은
키워지는 성장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
당장 어떤 성과보다는
제대로 된 어른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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